국무부가 이례적으로 탈북민들의 필사적 탈출을 그린 다큐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 상영회를 개최합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하고 행동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민들의 탈출 여정을 그린 다큐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상영회가 오는 19일 국무부 청사에서 개최됩니다.
국무부는 11일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각계각층의 인사들에게 보낸 초청장에서 “오스카상(아카데미상) 예비 후보작 '비욘드 유토피아'의 독점 상영회에 여러분을 초대한다”며 “비욘드 유토피아는 모든 것을 걸고 북한을 탈출한 가족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라고 소개했습니다.
[국무부 초청장] “You are invited to an exclusive screening of the Oscar short-listed film Beyond Utopia at the U.S. Department of State. “Beyond Utopia” is a documentary that details the gripping story of families who risk everything escaping North Korea.”
국무부는 영화 상영에 앞서 줄리 터너 북한인권특사를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과 한국의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의 연설이 있을 예정이며, 이후 질의응답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12일 “오스카상 (다큐) 예비 후보작인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의 상영회를 개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변인은 이날 영화 상영회 개최 의미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이같이 말하고 “이번 상영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인권 위기 중 하나인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하고 국제사회의 행동 증가를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Department of State is pleased to be hosting the screening of the Oscar short-listed film “Beyond Utopia.” This screening is intended to draw international attention to and encourage increased action by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address one of the most protracted human rights crises in the world.”
아울러 “한국의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와 함께 국무부 고위 관리들이 연설을 할 예정이며 상영 후에는 비욘드 유토피아의 수미 테리 프로듀서, 링크(LiNK)의 한나 송 대표 등이 패널로 참여하는 질의응답이 이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Senior Department officials will deliver remarks along with ROK Ambassador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 on North Korean Human Rights, Lee Shin-wha. The screening will be followed by a Q&A panel including Beyond Utopia Producer Sue Mi Terry and Liberty in North Korea CEO Hannah Song
국무부가 탈북민을 소재로 한 영화를 청사 안에서 개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앞서 한국 외교부와 통일부도 지난해 말 이 영화 상영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비욘드 유토피아’는 탈북민 두 가족의 북한 탈출과 강제북송, 이들을 구출하려는 한국인 김성은 목사의 노력을 생생하게 담고 있습니다.
[녹취: 영화 트레일러]
특히 지상낙원이라고 믿고 자란 조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북한의 가혹한 체제 환경,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목숨을 건 탈출 여정, 아들을 애타게 찾는 엄마의 모성애와 좌절 등 극적 요소를 두루 갖췄다는 호평과 찬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1월 독립영화제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선댄스영화제 관객상을 비롯해 여러 국제영화제 수상했습니다.
최근엔 올해 아카데미상 장편 다큐 부문 예비후보작에 이어 미국감독조합상과 미국제작자조합상 후보에 올랐고, 미 공영방송인 PBS는 지난 9일 미 전역에 이 영화를 방영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과 탈북민들은 앞서 VOA에 이 영화를 통해 핵·미사일과 김씨 일가에 가려진 북한 주민들의 삶이 전 세계에 제대로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서 연방정부에 근무하는 조성우 씨와 컬럼비아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이현승 씨입니다.
[녹취: 조성우 씨] “보통 뉴스에 보도되는 세습 정치, 핵무기 개발 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보통 사람들의 심리 상태, 공포, 오랜 세월 동안 받아온 세뇌에 의해 의식이 굉장히 굳어졌잖아요. 나중에 영화에 나오는 할머니가 대화하는 걸 보면 자유의 땅에 와서도 마음 놓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고 북한에서 배우고 해오던 거짓말을 계속하고 있잖아요. 한동안은요. 그런 것 보면서 참 세뇌정치가 얼마나 무섭고 사람들의 의식을 반영구적으로 바꿔 놓았는지 그 심각성을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녹취: 이현승 씨] “북한은 보통 가족보단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는데, 이 휴머니즘, 사람의 본성이죠.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가족을 지키려는 마음. 그런 것이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수미 테리 전 윌슨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담당 국장은 10일 VOA에 오는 23일 발표되는 “아카데미상 다큐 부문 최종 5개 후보작에 오를 경우 훨씬 더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북한 체제와 실상을 제대로 알리는 데 더욱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